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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
 2011-06-18 17:50:12 ȸ  1373
      청자골 달마지마을
īװ  전라남도
 

'어흥'소리에 모두 깜짝...이 마을엔 호랑이가 산다?





달마지마을 입구에 있는 호랑이공원. 이 마을에선 하루 두 번씩 호랑이가 운다.

ⓒ 이돈삼

고풍스런 한옥 처마와 툇마루를 훑고 지나는 바람이 청초하다. 봄볕을 쬐며 한산한 고샅길을 걸어본다. 마을의 정취가 보통이 아니다. 어흥∼ 어흥∼. 마을의 정적을 깨는 소리에 순간 어리둥절해진다. 몸도 오싹해진다.

"호랭이 소리여. 우리 마을에서만 들을 수 있제. 벌써 점심 묵을 시간인가베. 호랭이가 우는 거 본께."

길을 가던 한 할머니의 말이다. 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이 마을에는 호랑이가 산다. 이 호랑이는 하루 두 번 운다. 낮 12시와 밤 9시. 점심식사 때가 됐다고 한 번, 잠 잘 때가 됐다고 또 한 번이다. 마을사람들의 시계인 셈이다.

농번기 때는 오전 6시와 10시에 한 번씩 더 운다. 이 호랑이 울음소리 덕에 농작물을 해치던 멧돼지도 사라졌다. 외지인들에게 재미를 선사하자는 의미로 만든 것이 이제 마을의 명물이 됐다.





달마지마을을 찾은 도시아이들이 호랑이공원에 있는 호랑이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 이돈삼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 송월리 대월마을. 이른바 '청자골 달마지마을'이다. 이 마을에 호랑이가 살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되면서부터. 마을사람들은 무엇을 내세울까 고민하다가 호랑이를 떠올렸다. 사실 이 마을 뒷산엔 호랑이굴이 있다. 폭이 1.2m, 길이가 8m나 된다.

마을주민들은 재미있는 거리를 만들 요량으로 호랑이 울음통을 만들었다. 그리고 조작을 하면 마을에 호랑이 울음소리가 울리게 했다. 외지인들이 재밌어 하는 건 당연했다. 고샅을 걷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호랑이 울음소리에 깜짝 놀라면서도 재밌게 여겼다.

재미 삼아 만든 호랑이 울음통은 의외의 위력을 발휘했다. 어느 해인가 태풍이 와서 울음통이 고장 난 적이 있었다. 그때 멧돼지 피해를 많이 입었다. 고구마도 옥수수 밭도 멧돼지 세상이 됐다. 주민들은 그제서야 알았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그동안 멧돼지를 쫓아내고 있었다는 것을….

멧돼지 피해는 호랑이 울음통을 고치고 나서야 없어졌다. 호랑이 울음소리로 멧돼지를 물리친 마을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방송국 카메라들이 줄지어 찾아온 것도 이 때였다. 마을 입구에 호랑이공원을 만든 것도 이런 연유다.





달마지마을을 지키는 노송. 450년 묵은 나무 아래서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음력 정월 초사흗날 당산제를 지낸다.

ⓒ 이돈삼

청자골달마지마을은 농촌전통 테마마을이다. 농협과 전국팜스테이협의회에서 지정한 팜스테이 최우수 마을이기도 하다. 농촌마을 가꾸기 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마을답게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정원이다. 식물원에 버금간다.

마을 고샅길마다 담벼락 따라 화단을 만들고 꽃을 심었다. 골목마다 철따라 예쁜 꽃들이 피어난다. 집집마다 꾸며진 화단에도 형형색색 봄꽃들이 화사함을 뽐낸다. 이처럼 마을이 꽃세상으로 변모한 건 4년 전 세상을 떠난 곽영하씨의 덕분이다.

강진 성전농협 조합장을 지낸 그가 하루도 쉬지 않고 한 일은 꽃나무를 나누는 것이었다.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다는 영산홍이 집집마다 한 두 그루씩 심어진 것도, 어여쁜 꽃이 철따라 피어난 것도 다 곽씨의 공력이다. 주민들은 그의 공덕을 기려 마을 입구에 공덕비를 세웠다.

"어디 가서 좋은 꽃 있으면 자기 집에서 길러 집집마다 나눠줬어. 기르는 방법을 일일이 설명도 해주고…. 평생을 그렇게 살았어, 그 분은…. 어디 그렇게까지 하기가 쉽겄어. 보믄 알겄지만 돈은 없어도 집집마다 화단 하나씩은 다 있어."

박씨라고 소개한 한 할머니의 얘기다. 마을 화단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마을에는 45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달 연못과 시문학공원도 있다. 조득하(1867∼1936)씨와 부인 유씨를 기념해 세운 의혜각(義惠閣)도 있다. 이들 부부는 부지런히 일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봐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한 인물. 마을엔 보고 즐길 것 많은 체험도 부지기수다.





집집마다 화단 하나씩 갖고 사는 달마지마을. 모두 꽃을 나눈 곽영하씨 덕분이다.

ⓒ 이돈삼





의혜각. 없는 사람을 생각할 줄 알았던 조득하 씨와 그의 부인 진주 유씨의 은혜를 기려 비를 세웠다.

ⓒ 이돈삼

"처음에는 우리도 농촌관광이 뭔지 몰랐지라. 일부 주민들은 귀찮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재미가 있더라고라.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함께 즐기면서 생활하는 게 농촌관광이더라고요. 그동안 우리 주민들 스스로가 터득을 했죠."

달마지마을 이윤배(60) 사무장의 얘기다. 그는 광주·전남팜스테이협회장과 강진군농어촌관광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주민들은 다양한 체험장을 만들고 직접 체험 강사로 나섰다. 그리고 체험객들과 부대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어쩔 때는 그저 바라만 봐주고, 어쩔 땐 옛 향수 어린 얘기들로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마을은 체험객들로 북적거렸다. 지난해에만 1만 2000명이 다녀갔다. 환경부, 국립축산과학원 등과 자매결연도 맺었다. 최근엔 가족단위 탐방객이 부쩍 늘었다. 성수기 때엔 한두 달 전에 민박을 예약해야 할 정도다.





야외 볼링 체험. 달마지마을을 찾은 도시인들이 마을체험장에서 야외 볼링게임을 즐기고 있다.

ⓒ 이돈삼

마을의 체험거리는 다채롭고 색다르다. 대부분 주민과 함께하는 것들이다. 나물 캐기, 황토염색, 도롱테 굴리기, 경운기 타고 한우농장 구경하기 등이 있다. 새알죽 만들어 먹기, 손두부 만들기, 솥뚜껑 부침개 만들기 같은 전통체험도 별난 재미를 선사한다.

소나무 분재 만들기, 새송이버섯 수확도 재미있어 한다. 재래식 콩나물을 키워보는 체험도 즐겁다. 야외 볼링은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마을의 농가에서 하룻밤 묵는 농가숙박 체험도 특별하다. 현재 14개 농가에서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기른 갖가지 야채와 뒷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한상 가득 비벼내는 야채 비빔밥도 별미다.

주민들은 체험객들을 상대로 체험장을 운영하고 직접 재배한 새송이버섯, 도라지 등 특산물도 팔았다. 이렇게 주민들이 얻은 소득만도 지난해 1억 2000만 원을 넘었다. 부수입치곤 쏠쏠한 재미를 봤다. 수입은 마을에서 공동 관리하며 홍보비와 주민 복지비로 쓰고 있다.

그럼에도 잡음이 없다. 매달 마을 운영위원회에서 결산하고 1년에 두 번 주민총회에서 승인을 받기 때문이다. 그럴싸한 구멍가게 하나 없는 건 불편한 점이었다. 하여, 주민들은 농협과 협약을 맺고 농산물과 생필품을 팔 직판장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이윤배 달마지마을 사무장. 체험마을을 이끌고 있는 그는 새송이버섯 재배농민이기도 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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